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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 명이 몰렸고, 행사는 중단됐습니다
성수동 포켓몬 사태가 남긴 진짜 질문
혹시 이런 상황이셨나요? — 노동절 성수동에 갔다가 "사람 너무 많아, 좀비 사태인 줄"
지난 5월 1일 오전, 서울 성동구 성수동에서 포켓몬스터 30주년 기념 행사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이 시작됐습니다. 오전 10시 39분부터 "인파가 너무 몰려 위험하다"는 신고가 경찰에 여러 건 접수됐고, 서울시에 따르면 오후 12시쯤 성수동 카페거리 일대에만 4만 명, 서울숲 포켓몬 정원까지 합산하면 총 16만 명이 몰렸습니다.
앞으로 나갈 수도, 옆으로 빠질 수도 없는 상황에서 통신망까지 끊겼습니다. 현장에 있던 일부 방문객들은 "좀비 사태인 줄 알았다"며 SNS에 공포 후기를 남겼습니다. 인명 피해는 다행히 없었습니다. 하지만 '운이 좋았을 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아찔한 상황이었습니다.
저도 이런 행사에 아이와 함께 갔다가 "다신 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어요
팝업스토어, 스탬프랠리, 야외 페스티벌 — 황금연휴나 주말에 아이 손을 잡고 나가는 부모라면 한 번쯤 인파에 떠밀려 불안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그런데 이번 성수동 사태가 특히 걱정되는 이유는 주최 측이 안전관리계획 자체를 지자체에 제출하지 않았고, 현장 통제 인력이 31명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16만 명에 31명이었습니다.
이태원 참사(2022년 10월 29일, 159명 사망) 이후 대형 행사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건은 그 허점이 아직 메워지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규정의 문제는 제도권이 고쳐야 하지만, 내 가족의 안전은 내가 먼저 챙겨야 합니다.
이것만 알면 달라집니다 — 대형 인파 행사에서 살아남는 5가지 수칙
행사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할 일은 비상구와 이동 경로 확인입니다. 인파가 많을수록 이 작업이 더 중요합니다. 안내 지도를 찍어두거나 '메인 출구 외 보조 출구 2개'를 시각적으로 기억하세요. 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만약 헤어지면 여기서 만나자"는 약속 장소를 미리 정해두는 것이 필수입니다.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군중 위험 신호는 세 가지입니다. 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데 뒤에서 계속 밀려오는 느낌, ② 팔을 들어도 내릴 수 없을 정도의 밀도, ③ 주변에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기기 시작할 때입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느껴지면 즉시 행동해야 합니다. 목적지 방향이 아닌 '가장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는 방향'으로 이동하세요. 인파를 거스르는 게 아니라, 옆 방향이나 대각선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번 성수동처럼 인파가 몰리면 통신망이 마비됩니다. 출발 전 가족에게 '몇 시 이후 연락 안 되면 이 장소로 온다'는 메시지를 남겨두세요. 스마트폰 배터리가 절반 이하라면 보조배터리를 챙기고, 오프라인 지도 앱(네이버지도 오프라인 저장, 카카오맵 오프라인)을 미리 설정해두면 통신이 끊겨도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린이라면 팔뚝에 부모 연락처를 유성펜으로 적어주는 오래된 방법이 가장 확실합니다.
이것도 알면 더 좋아요
- 이번 사건을 계기로 행정안전부는 민간 주최 대형 야외 행사의 안전관리계획 의무 제출 기준을 강화하는 법령 개정을 검토 중입니다. 현재 법적으로 안전관리계획 제출이 의무인 경우는 1만 명 이상 유료 행사 등 제한적입니다. 야외 무료 행사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 포켓몬 메가페스타 2026 행사는 중단 이후 분산 운영 방식으로 재개됩니다. 서울숲 포켓몬 정원은 사전 예약제(네이버 예약)로 전환됐으며, 성수동 스탬프랠리는 요일별로 구역을 나눠 운영합니다. 5월 한 달 내내 진행되므로 여유를 갖고 방문하면 됩니다.
- 대형 인파 행사 후 아이가 심리적 충격을 받았다면 억지로 "별 일 아니야"라고 하지 말고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인파 상황에서 느끼는 공포는 정상적인 반응이며, 어릴수록 솔직하게 "무서웠지?"라고 먼저 물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이 시점에 중요한 이유
오늘(5월 4일)은 황금연휴 마지막 날이지만, 5월 한 달 내내 전국에서 대형 야외 행사가 이어집니다. 어린이날(5일), 부처님오신날(6일) 연계 공원·거리 행사, 가정의 달 각종 페스티벌까지 — 5월은 1년 중 야외 행사가 가장 많이 몰리는 달입니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안전 수칙 하나만 실천해도, 다음 주 나들이가 달라집니다.
경찰청은 성수동 사건 이후 5월 대형 야외 행사에 대한 선제적 안전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주최 측과 당국보다 한발 앞서 내 가족의 안전을 챙기는 것이 가장 빠른 대비입니다. 이번 황금연휴 내내 무사히 즐기셨다면, 오늘 이 글로 마무리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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