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우리가 모르던 이야기
2026년 5월 26일 오후 2시 32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판 일부가 'V자'로 꺾이며 지면으로 처박혔습니다. 흙먼지가 치솟는 순간, 그 위에 있던 사람들은 피할 틈조차 없었습니다.
사망자는 총 3명. 공사 감리단장, 현장 관리소장, 외부 초빙 전문가였습니다. 부상자 3명도 나왔습니다. 사고 여파로 경의중앙선 서울~수색 구간 운행이 중단됐고, KTX 일부 노선도 조정에 들어갔습니다.
이 사고가 유독 충격적인 이유는, 무너진 그 순간이 하필 '안전을 점검하던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현장 인근 주민들의 말이 마음에 걸립니다. "육안으로 봐도 곧 무너질 것 같았다"는 증언이 사고 직후 이미 나왔습니다. 사람들은 느꼈지만, 멈추지 않았습니다.
서소문 고가차도는 이미 안전등급 D등급을 받아 지난해부터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었습니다. 낡은 구조물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새벽에 상판 슬라브 절단 중 2.9cm의 단차 침하가 발생했고, 오후 2시에 안전 전문가들이 현장에 모여 정밀진단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32분 만에 구조물이 무너졌습니다.
새벽 작업 중 이미 침하 현상이 발견됐습니다. 이 시점에서 해당 구역 접근을 전면 통제하고, 모든 인원을 대피시키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작업만 중단한 채 전문가들을 불러 현장 진단을 진행했고, 그 와중에 구조물이 무너졌습니다. 진단하러 들어간 사람들이 희생됐습니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짓는' 공사보다 '허무는' 공사가 훨씬 더 위험합니다. 구조물의 응력 분포가 변형돼 있고, 어느 지점에서 어떤 균열이 어떤 방향으로 전파될지 예측이 어렵습니다. 특히 교량처럼 자체 하중이 큰 구조물의 해체는 고도의 정밀 계획과 단계적 통제가 필수입니다. 총 사업비 119억 원 규모의 이번 공사를 맡은 시공업체 ㈜흥화가 이 기준을 어떻게 따랐는지, 검찰이 전담 수사팀을 꾸려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사망자 중에는 공사 전반을 감독하는 감리단장이 포함돼 있습니다. 감리는 시공사와 독립적으로 공사의 안전과 품질을 검수하는 역할입니다. 이 분이 직접 현장 안전진단에 들어갔다는 것 자체가, 상황이 얼마나 긴박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줍니다. 책임 있는 사람이 현장에 있다가 사망했다는 사실이, 단순한 '관리 소홀'로 이 사고를 처리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 경의중앙선 서울~수색 구간은 27일 첫차부터 운행이 중지됐습니다. 해당 구간 이용 시 대체 교통수단(버스, 지하철 우회)을 미리 확인하세요.
- 서소문 고가 인근 도로는 현재 통제 중입니다. 서울역~서대문 방향 차량 이동 시 우회로를 검색 후 출발하세요.
- 철거 공사 현장 근처를 지날 때는 공사 안내 표지판의 '접근 금지' 구역을 반드시 지키고, 이상한 소리나 진동이 느껴지면 즉시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6·3 지방선거를 일주일 앞둔 시점에 이 사고가 터졌습니다. 일부 후보들이 선거운동을 잠정 중단했고, 현장을 찾은 정치인들의 발언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사고 원인이 '공사 부실'인지, '구조적 한계'인지, '현장 판단 미스'인지에 따라 책임 소재가 달라지고 — 그 판단은 검찰 수사와 함께 여론의 몫이 되고 있습니다.
우리 주변의 노후 인프라는 서소문만이 아닙니다. 전국의 D·E 등급 교량과 고가도로가 수백 개에 달한다는 사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태그
© 2026